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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고 가르친 말들을 정리해나가다가, 힘들었나. 어려웠나. 라는 생각보다는 어쩔 수 없이 나는 또 지키려 하겠구나. 애쓰겠구나 싶다. 힘들고 어렵고 지쳤어도 나 좋아서 지켜낸 일이 맞구나 싶고. 원망 같은 건 없다. 그저 대화 불능이라 멈추고 산다. 당신을 미워하기에는 존경하고 안아 볼 이유가 많다. 여전히 그렇다. 내게만 유독 잔인했어도, 당신을 참을만한 다른 이유가. 이해는 그저 참는 것이 아니라니까 이런 마음 정도를 이해라 부를 순 없겠고, 다만 끝까지 참겠다. 내게 왜 그랬냐는 질문을 당신에게만은 끝내 할 수 없다. 아니, 할 일없다. 짐작하고 있는 정도로 둔다. 그러니, 그게 무엇이든 당신 답을 바꾸지 마시라. 끝까지 밀고 가시라. 사과할 생각 같은 건 절대 마시라. 그게 나를 죽이는 일이 되고 말 것도 당신은 이미 아시리라. 그저 내가 당신을 꺾지 않았듯 더는 나를 꺾으려 마시라. 꺾이지 않은 나를 후회하거나 사과할 일 나 역시 없습니다. 나를 이유로 아프지 마시라, 엿 먹이지 마시라.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시라.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