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 키워오던 연꽃 봉오리가 거친 소낙비를 맞아 뚝뚝 잎을 떨어뜨리던 어느 날에. 제대로 피지도 못했는데 잎을 자꾸만 뚝뚝 떨어뜨리는 연꽃이 아쉬워서 밤새 우산을 씌워주며 비를 맞고 서 있다가. 비는 모질고 꽃잎은 여리므로, 나는 내 연꽃을 위해 비를 좀 맞아도 괜찮은 거라고. 소중한 걸 지키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 하고. 모진 계절을 함께 견딘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걸까 하고. 연꽃이 뚝뚝, 뚝뚝 떨어지는데 할 수 있는게 왜 하나도 없을까 하고. 이렇게 소중한 것이 함부로 지지 않도록, 잘 지킬 수는 없는 것인가 하고. 그녀는 밤새 연꽃에 우산을 씌워준 채 비를 맞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소중한 걸 지킨다는 게 무언지 종내에는 알게 될까. 그래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떤 걸 종내에는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생길까.
살아온 날들, 김소연
살아온 날들, 김소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