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성이에게 이 편지 읽어주구려. 태성아, 아빠는 태현이와 태성이를 정말 사랑해요. 할머니, 이모, 엄마의 말을 잘 듣고 더욱더욱 착한 아이가 돼줘요. 5월 20일 구촌
대향이 몇 번이나 사흘에 한 통씩은 편지 보내라고 부탁을 했는데도 왜 골치 아픈 얘기만 써보내는 거요. 우표값이 없다고 썼는데 우표값이 없어서 편지를 사흘에 한 통 낼 수가 없단 말인가요? 분명한 회답을 기다리오. 대향이 반년 간이나 사흘에 한 통씩의 편지를 애원하다시피 했는데 그래 몇 번이나 내 소원대로 편지를 냈다고 생각하오? 일 년 넘게 서로 멀리 헤어져 있으면서 그토록이나 소원을 했는데도 그 소원하는 바를 이행치 못하는 여자를 어찌 믿으라는 거요? 대향의 소원대로 못하겠으면 그만두시오. 분명한 답장이 없는 이상 불쾌하오. 남덕만이 살아가는 게 고통스럽다고 생각하오? 모든 사람도 다 마찬가지로 괴로운 거요. 5월 12일자 편지를 읽고 나서. 이중섭 대향 구촌
5월 15일자 편지와 사진 두 장 잘 받았소. 진심 어린 편지를 몇 번이고 되읽어보면서 안심하고 있소. 내가 좀 신경질적인 내용을 써 보내더라도 기분 상하지 말아주오. 오직 당신만을 열렬히 사랑하는 까닭에 당신에게만 격렬한 요구를 하게 되는 거요. 남덕 군은 언제나 어떠한 경우에서나 나의 요구를 채워주지 않으면 안 되오. 대향의 큰 정열은 귀엽고 소중한 당신만의 것이오.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귀여운 나만의 아내 오직 당신뿐이오. 하루 종일 당신만을 생각하고, 빨리 만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소. 남덕 군은 세상에서 제일 귀중하고 착한 대향의 아내요. 다만, 대향을 강하게, 크게 믿고 있기만 하면 되오. 좀 무리가 되더라도 사흘이나 이틀에 한 통은 꼭 편지를 보내주시오. 대향은 현재로선 귀여운 당신에게서의 반가운 편지와 하루빨리 당신들 곁으로 가는 것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소. 나는 당신들을 온 정성으로 사랑하고 또 사랑해 마지않소. 대향 이상으로 아내를 열렬히 사랑하는 화공은 세상에 달리 없으리라고 확신하고 있소. 그럼 이제부터는 몸 성히 건전한 정열로 살아가면서 어떤 가난에도 끄떡없이 눈부신 일을 산처럼 쌓아놓고 세상에 널리 표현해봅시다. 내가 좋아 못 견디는 발가락군을 손에 쥐고 당신의 모든 것을 길게길게 힘껏 포옹하오. 그럼 몸 성히. 나의 소중한 아내여. 대향만을 믿고 사랑하고 편지 많이많이 보내면서 태현이, 태성이와 함께 기다려주시오. 5월 22일 이중섭 대향 구촌
태현에게, 훌륭한 내 아들 태현아, 편지 잘 받았다. 덕분에 아빠는 감기도 안 걸리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단다. 학교에서 모두 같이 가서 본 영화는 재미있었니? 아빠가 한 달 후면 도쿄 가서 꼭 자전거 사줄게. 안심하고 건강하게 공부 열심히 하고 엄마랑 태성이랑 사이좋게 기다려다오. 아빠는 하루 종일 태현이와 태성이, 그리고 엄마가 보고 싶어서 못 견디겠다. 곧 만나게 될 테니. 아! 아빠는 기뻐요. 아빠.
지즈코와 태성이, 학교의 동생들, 다들 사이좋게 몸 성히 기다려주세요. 엄마가 아파서 누워 있으니까 태성이와 장난을 치거나 싸움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에서는 수업이 끝나면 늦게까지 장난하지 말고 이내 돌아오도록 해요. 그럼 나의 착한 아이, 몸 성히 기다려 주세요. 아빠로부터. 추신, 태성이를 귀여워해주어요. 아빠가 지금 바빠서 모레 좋은 그림을 그려 보내드리죠. 알았지요, 기다려주세요. 태현이는 할머니, 아주머니, 엄마, 지즈코, 태성이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이중섭
대향이 몇 번이나 사흘에 한 통씩은 편지 보내라고 부탁을 했는데도 왜 골치 아픈 얘기만 써보내는 거요. 우표값이 없다고 썼는데 우표값이 없어서 편지를 사흘에 한 통 낼 수가 없단 말인가요? 분명한 회답을 기다리오. 대향이 반년 간이나 사흘에 한 통씩의 편지를 애원하다시피 했는데 그래 몇 번이나 내 소원대로 편지를 냈다고 생각하오? 일 년 넘게 서로 멀리 헤어져 있으면서 그토록이나 소원을 했는데도 그 소원하는 바를 이행치 못하는 여자를 어찌 믿으라는 거요? 대향의 소원대로 못하겠으면 그만두시오. 분명한 답장이 없는 이상 불쾌하오. 남덕만이 살아가는 게 고통스럽다고 생각하오? 모든 사람도 다 마찬가지로 괴로운 거요. 5월 12일자 편지를 읽고 나서. 이중섭 대향 구촌
5월 15일자 편지와 사진 두 장 잘 받았소. 진심 어린 편지를 몇 번이고 되읽어보면서 안심하고 있소. 내가 좀 신경질적인 내용을 써 보내더라도 기분 상하지 말아주오. 오직 당신만을 열렬히 사랑하는 까닭에 당신에게만 격렬한 요구를 하게 되는 거요. 남덕 군은 언제나 어떠한 경우에서나 나의 요구를 채워주지 않으면 안 되오. 대향의 큰 정열은 귀엽고 소중한 당신만의 것이오.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귀여운 나만의 아내 오직 당신뿐이오. 하루 종일 당신만을 생각하고, 빨리 만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소. 남덕 군은 세상에서 제일 귀중하고 착한 대향의 아내요. 다만, 대향을 강하게, 크게 믿고 있기만 하면 되오. 좀 무리가 되더라도 사흘이나 이틀에 한 통은 꼭 편지를 보내주시오. 대향은 현재로선 귀여운 당신에게서의 반가운 편지와 하루빨리 당신들 곁으로 가는 것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소. 나는 당신들을 온 정성으로 사랑하고 또 사랑해 마지않소. 대향 이상으로 아내를 열렬히 사랑하는 화공은 세상에 달리 없으리라고 확신하고 있소. 그럼 이제부터는 몸 성히 건전한 정열로 살아가면서 어떤 가난에도 끄떡없이 눈부신 일을 산처럼 쌓아놓고 세상에 널리 표현해봅시다. 내가 좋아 못 견디는 발가락군을 손에 쥐고 당신의 모든 것을 길게길게 힘껏 포옹하오. 그럼 몸 성히. 나의 소중한 아내여. 대향만을 믿고 사랑하고 편지 많이많이 보내면서 태현이, 태성이와 함께 기다려주시오. 5월 22일 이중섭 대향 구촌
태현에게, 훌륭한 내 아들 태현아, 편지 잘 받았다. 덕분에 아빠는 감기도 안 걸리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단다. 학교에서 모두 같이 가서 본 영화는 재미있었니? 아빠가 한 달 후면 도쿄 가서 꼭 자전거 사줄게. 안심하고 건강하게 공부 열심히 하고 엄마랑 태성이랑 사이좋게 기다려다오. 아빠는 하루 종일 태현이와 태성이, 그리고 엄마가 보고 싶어서 못 견디겠다. 곧 만나게 될 테니. 아! 아빠는 기뻐요. 아빠.
지즈코와 태성이, 학교의 동생들, 다들 사이좋게 몸 성히 기다려주세요. 엄마가 아파서 누워 있으니까 태성이와 장난을 치거나 싸움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에서는 수업이 끝나면 늦게까지 장난하지 말고 이내 돌아오도록 해요. 그럼 나의 착한 아이, 몸 성히 기다려 주세요. 아빠로부터. 추신, 태성이를 귀여워해주어요. 아빠가 지금 바빠서 모레 좋은 그림을 그려 보내드리죠. 알았지요, 기다려주세요. 태현이는 할머니, 아주머니, 엄마, 지즈코, 태성이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이중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