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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영아, 내가 너한텐 드라마처럼 살라고 했지만, 그래서 너한테는 드라마가 아름답게 사는 삶의 방식이겠지만, 솔직히 나한테는 드라마는 힘든 현실에 대한 도피다. 내가 언젠가 너에게 그 말을 할 용기가 생길까. 아직은 자신이 없다. 그런데 오늘 불현듯 너조차도 나에겐 어쩌면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너같이 아름다운 애가, 나 같은 놈에겐 드라마 같은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준영아, 아니라고 해줄래, 너는 현실이라고.

이상하다.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일 안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얘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 또 하나 배워간다.

그들이 사는 세상, 노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