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서귀포시 정방동 136-2번지에서 바다 보면서 3개월 남짓 살았어.
함석지붕 집이었는데, 빗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우리가 살림을 차린 사월에는 미 정도였는데, 점점 높아지더니 칠월이 되니까 솔 정도까지 올라가더라.
빗소리가 정말로 사월에는 미 정도였다가 칠월에는 솔까지 올라갔느냐고 물어보자, 이모는 얼굴을 조금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다고, 정말 빗소리가 달라졌다고 대답했다. 그 뒤로 이모는 한 번도 그런 빗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매일 밤, 밤새 정 감독의 팔을 베고 누워서는 혹시 날이 밝으면 이 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 자다가 깨고, 또 자다가 깨서 얼굴을 들여다보고, 그러다가는 다시 잠들지 못하고, 또 움직이면 그가 깰까봐 꼼짝도 못 하고 듣던, 그 빗소리 말이다. 바로 어제 내린 비처럼 아직도 생생한, 하지만 이제는 영영 다시 들을 수 없는 그 빗소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빗소리가 정말로 사월에는 미 정도였다가 칠월에는 솔까지 올라갔느냐고 물어보자, 이모는 얼굴을 조금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다고, 정말 빗소리가 달라졌다고 대답했다. 그 뒤로 이모는 한 번도 그런 빗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매일 밤, 밤새 정 감독의 팔을 베고 누워서는 혹시 날이 밝으면 이 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 자다가 깨고, 또 자다가 깨서 얼굴을 들여다보고, 그러다가는 다시 잠들지 못하고, 또 움직이면 그가 깰까봐 꼼짝도 못 하고 듣던, 그 빗소리 말이다. 바로 어제 내린 비처럼 아직도 생생한, 하지만 이제는 영영 다시 들을 수 없는 그 빗소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