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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연인이 마주 앉아
국화차를 우린다

더 오래는 꽃과 하나였던 향기가
그러나 마른 꽃잎 속에서
말라붙은 눈물처럼 깡말라 가던 향기가
다시금 따뜻한 찻물 속에서
핑그르 눈물 돌듯 그렁그렁 되돌아왔다
마치 한순간도
한 몸이었던 걸 잊은 적 없는 것처럼

선을 넘는다는 것은 그런 것인가?
수천번 으깨고 짓뭉개도
끝내 서로를 버리지 못하는 꽃과 향기처럼
보내지도 돌아서지도 못하는 마음으로
그대도 도리 없는 꽃일 터인가

투명한 유리 다관 속에서
하늘 노랗도록 슬퍼 본 적 있었다는 듯
국화, 노랗게 우려 진다
꿈 깨지 마라!
바스라질 듯 마른 잠 길었으니
젖은 꿈 오래오래 항기로울

국화차, 박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