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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다툰 후 나의 사랑은 헤어지자고 말했다.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2층에서 커피를 마시다 그렇게 말했다.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나는 처음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굶었다. 그것이 내가 이별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녀와의 연락을 끊었다. 하루하루가 감옥 같은 날들이었다.

나흘째 되는 날이었다. 그녀가 만나자고 했다. 그녀도 나도 자취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로부터 다리미를 빌려 쓰고 있었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나는 그녀의 자취방으로 가서 다리미를 빌려왔고, 다림질을 끝내고 나면 다리미를 돌려주었다. 그녀가 다시 만나던 날 나에게 말했다. 빌려 간 다리미를 돌려달라고. 다리미를 돌려달라고? 나는 웃었다. 그녀도 웃었다. 그런 사소한 말을 하자고 그녀는 나를 다시 만나자고 했다. 그런 사소한 말을 듣자고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러나 사랑은 그처럼 사소한 것이다. 사소한 사랑이 다시 시작되었다. 가까이 갈 때에만 맡을 수 있는 라일락 향기처럼.

안개가 번져 멀리 감싸듯이, 문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