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밤거리를 바라보았다. 전조등을 밝힌 차들이 노랗게 빗줄기를 비추며 지나가고 있었다. 등나무 잎을 삶으면, 하고 무재 씨가 문득 말했다. 삶아서 그 물을 마시면 금이 간 부부 사이의 금슬이 다시 좋아진대요. 그렇대요? 언제고 우리 틈에 금이 가면 삶아서 마실까요? 라는 말에 당황해서 우리는 부부도 뭣도 아닌데, 라고 얼버무리자 무재 씨가 우산 속에서 싱글벙글 웃었다. 나는 흠, 하고 기침을 했다. 금슬은 잘 모르겠지만 무재 씨, 이렇게 앉아 있으니 배도 따뜻하고 좋네요. 네. 그냥 좋네요. 하며 밤을 바라보면서 앉아 있었다.
무재씨는 내가 튀김 조각을 집어 들 때마다 그것은 날개, 그것은 가슴, 그것도 가슴, 하며 참견을 했다. 은교 씨, 하고 무재 씨가 평소보다 큰 목소리를 내서 말했다. 많이 먹어요. 먹고 있어요. 목 먹을 사람. 나는 목 안 먹어요. 내가 먹어 볼까요? 하더니 무재 씨는 검지만 한 길이로 구부러진 목을 집어서 빨다가 입에 넣고 오독오독 씹다가 손바닥에 동글납작한 뼈를 한 마디씩 뱉었다. 무슨 맛인가요. 닭 맛이네요. 목 맛이 아니고요? 은교 씨, 하고 무재 씨가 오물오물 먹다가 말했다. 목 맛은 무슨 맛인가요. 아니에요. 미안해요. 궁금해서요. ......납. 납? 왜냐하면 목이란 무겁고 피로한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양한 것을 삼키려면 아무래도,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맛이 나지 않을까 싶고, 무겁고 피로하다면 납,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렇군요. 먹는데 미안해요. 아니에요.
갸름한 덩어리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는 것처럼 서 있다가 천천히 이쪽을 향해 움직였다. 불빛의 가장자리에서 어둠으로 들어서고 나서는 몇 차례 흔들리는 것이 보이고 난 뒤로 더는 보이지 않았다. 따라오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따라오는 그림자 같은 것은 전혀 무섭지 않았다. 완만한 고개에 올라서자 멀리 멀어진 곳에 가로등이 보였다. 세 개의 가로등이 또 다른 모퉁이를 향해 점점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로 내려갔다. 불빛의 조그만 언저리 바깥은 대부분 어둠에 잠겨서, 공중에 떠 있는 길을 둥실둥실 가는 듯했다. 귀신일까요, 우리는, 귀신일지도 모르죠, 이 밤에, 또 다른 귀신을 만나고자 하는 귀신, 하고 말을 나누며 탁하게 번진 달의 밑을 걸었다. 어둠에 잠겼다가 불빛에 드러났다가 하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은교 씨, 하고 무재 씨가 말했다. 노래할까요.
백(百)의 그림자, 황정은
무재씨는 내가 튀김 조각을 집어 들 때마다 그것은 날개, 그것은 가슴, 그것도 가슴, 하며 참견을 했다. 은교 씨, 하고 무재 씨가 평소보다 큰 목소리를 내서 말했다. 많이 먹어요. 먹고 있어요. 목 먹을 사람. 나는 목 안 먹어요. 내가 먹어 볼까요? 하더니 무재 씨는 검지만 한 길이로 구부러진 목을 집어서 빨다가 입에 넣고 오독오독 씹다가 손바닥에 동글납작한 뼈를 한 마디씩 뱉었다. 무슨 맛인가요. 닭 맛이네요. 목 맛이 아니고요? 은교 씨, 하고 무재 씨가 오물오물 먹다가 말했다. 목 맛은 무슨 맛인가요. 아니에요. 미안해요. 궁금해서요. ......납. 납? 왜냐하면 목이란 무겁고 피로한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양한 것을 삼키려면 아무래도,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맛이 나지 않을까 싶고, 무겁고 피로하다면 납,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렇군요. 먹는데 미안해요. 아니에요.
갸름한 덩어리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는 것처럼 서 있다가 천천히 이쪽을 향해 움직였다. 불빛의 가장자리에서 어둠으로 들어서고 나서는 몇 차례 흔들리는 것이 보이고 난 뒤로 더는 보이지 않았다. 따라오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따라오는 그림자 같은 것은 전혀 무섭지 않았다. 완만한 고개에 올라서자 멀리 멀어진 곳에 가로등이 보였다. 세 개의 가로등이 또 다른 모퉁이를 향해 점점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로 내려갔다. 불빛의 조그만 언저리 바깥은 대부분 어둠에 잠겨서, 공중에 떠 있는 길을 둥실둥실 가는 듯했다. 귀신일까요, 우리는, 귀신일지도 모르죠, 이 밤에, 또 다른 귀신을 만나고자 하는 귀신, 하고 말을 나누며 탁하게 번진 달의 밑을 걸었다. 어둠에 잠겼다가 불빛에 드러났다가 하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은교 씨, 하고 무재 씨가 말했다. 노래할까요.
백(百)의 그림자, 황정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