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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선 말더듬이었다
조금만 더 세상으로 나오렴
짧은 혀뿌리를 물고 한나절을 보내곤 했다
너도 저 바닷가 몽돌들처럼 잘 구를 수 있을 거야
르, 르, 르 둥글게 만 혀를
수천 번 굴리다 보면 어느덧 둥근 저물녘

그 짧은 혀가 내 영혼의 작은 키였다
모든 위풍당당한 지배와 폭력과 선지의 언어들을
그 음운의 끝까지 거부하는 힘을 배웠다
번지르르한 말을 경계하고
세상엔 말하지 못한 슬픔들이
오지 않은 말들이 더 많다는 걸 배웠다

지금도 혼자 있을 때면
아름다운 말들을 연습하는 나를 본다
'안녕' 이라는 인사를
가장 많이 해보고 싶었다
더듬거리느라 하지 못한 말들이 아직도 많아
지칠 틈 없이 행복하다

말더듬이, 송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