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그러니까 주로 새벽에 작업하는데, 그게 잘 안 풀린다든가, 에라 모르겠다, 간이 침상에서 어정쩡하게 선잠 들었다가 깨났는데 여전히 대책 없을 때, 마구 전화해 잠을 깨우고 하소연을 해도 괜찮을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무례하지만 내 이기심에서만 보자면 얼마나 다행인가 이 말이다. 네놈 상태가 지랄 엿 같으니까 나를 얼마든지 깨우든지 말든지, 하지만 내가 친절하게 받아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시고, 그러나 막상 참 친절하다. 친절하다 못해 무척 따뜻하다. 뭐, 고맙다는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이겁니다. 나는 장난기가 발동해 급기야 저쪽 목소리에서 졸음이 다 털어져, 더는 잠들기 곤란한 상태를 만들어놓고서야 수화기를 놓아준다. 잘 자야 해. 푹 자야 해. 꼭 자야 해. 다정하게 그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