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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말은 예언처럼 앞다투어 제자리를 찾아갔고, 나는 한심하게 그 광경을 지켜보고만 서 있었는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까 누군가의 손에 내 새끼손가락이 꼭 잡혀있었다. 아 그렇게 웃지 좀 말았으면. 못된 마음 든다. 신경 쓰이면 사랑까지도 할 수 있는 놈,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꺼내놓은 언행을 합리화하려고 사랑이라 규정짓고 막 던지고 팔아먹기도 하는 놈이라는 거, 어쩌자고 처웃냐. 아니다. 근데 나는 니가 신경 쓰이거나 그러지 않아. 씨발 그래서 더 곤란하다. 붙잡은 손을 털어내고, 한걸음 반쯤 물러섰는데, 여전하네, 아 그만 좀 웃지 미친 거 저거.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우리가 언젠가부터 우리라고 부르면서 섞여왔던 시간이, 벌써 이만큼이나 왔고, 젖었고, 빠졌고, 익숙해졌고, 가끔은 소홀해지기까지 하면서, 매일 아침 일곱 시가 가장 푸근한 시간임에는 여태도 변함없고, 부정 못하겠고, 그런 시작이 없이는 하루가 삐걱거리는 것도, 아 길들었어. 망했어, 그러지만, 고맙다. 그냥 고맙다는 말을 쓰려고 이만큼 늘어놓고 앉았다. 그러니까 오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