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많이 망설였고, 조심스러웠고, 행여 미워지면 어쩌나 고민하기도 했다. 죄인처럼 처분을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가, 어쩔 수 없다는 체념도 영 없지 않았다. 때마다 나는, 그래서 그게 어떻다는 건데? 뭐가 문젠데? 네가 나한테 무슨 잘못을 했는데? 왜 죄인처럼 구는데?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무겁게 해서 미안해. 라는 말은 여전하고, 조심성도 잊지 않지만, 못 할 이야기는 없다. 그거면 된다. 나는 그저 듣지, 이렇다저렇다 말 얹지 않을 거고, 몸에 밴 예의로 친절을 가장하지도 않을 거고. 당신 이름으로 된 역사에 오늘 이 이야기도 담아 두면 그뿐이다. 오전 열 한시면, 온종일 힘들었겠다. 하루를 넘기지 않고 듣게 돼서 다행이다. 이야기에도 때가 있어, 시간이 너무 지나면 할 수 없게 돼버리기도 하니까. 적시에, 알게만 해. 내 안의 너는 언제나 옳다. 건강하고 무사하다. 아무 걱정 하지 마. 풀죽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