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끝에 묻은 빛을 탁탁 털면서, 말도 마, 형이 맨날 애새끼 엄마 좋아하듯 그렇게 여자 좋아하면 안 된다고, 그거 힘들다고, 그거 병 된다고. 응, 병이 깊다. 그러거나 말거나 또다시 봄, 배신 없는 사월.
내 생물학적 어머니는 나를 키우며 단 한 번도 철들라는 소리를 한 적이 없다. 그건 내가 어른스러운 놈이었다기보다 천천히 자라줬으면 싶은 아쉽고 애틋한 모성이었다 치더라도, 혹시 내가 모르는 직무유기가 있었던 게 아닌가, 아주 가끔은 이건 반도 안 키운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오리 새끼도 아닌데, 마음을 채우고, 눈에 담기면 그 사람, 엄만 줄 알고 곧장 유아기로 돌아가고 마는데, 그때마다 나는 나를 어떻게 달래고 타일러야 좋을지 몰라 난감하다. 내 안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들이, 세 살 같고 일곱 살 같아 감당이 안 될 때, 나는 내가 참 버겁다. 하물며 당신은 어떨까.
여전히 분리불안을 앓고 있다. 나는 덜 자랐다. 분리불안이 있다는 이야기는, 여자를 사랑해 물고 빨고, 아주 좋아 죽고 못 사는 놈이라는 뜻이 아니고, 어른이 아닌, 미성숙한 구석이 많은, 결국 지독히 이기적인 놈이라는 뜻이다. 애착의 대상과 떨어지지 않음을 주요 전제로 두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재롱도 피우지, 엄마 위한답시고 시도 때도 없이 재롱 피우는 아이가 어디에 있겠나. 같은 이치로 제 놈 상태가 좋아야 좋은 놈이라는 소리다. 물론 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해당 사항 없는 남들은 모른다. 알 수도 없다. 그러니 나는, 가장 친밀한 사람에게는 가장 깡패 같은 새끼라는 거다. 당신 앞에서 온갖 어른인 척은 다 하고 살아도, 예상에 없는 당신의 부재에는 좀체 면역이 생기질 않는다. 참을성도 없다. 모든 비상식을 일삼는, 세 살, 일곱 살. 여지없이 퇴행이다. 나는 아직이다.
“심장이 철렁해요. 하지만 어떻게 힘들 수 있었겠어요. 내게 삶은, 그건 전분데, 그걸 두고 힘들어할 수는 없잖아요. 힘들면 모든 게 끝나는 건데, 나에게 힘들다는 건 그런 거였는데.” “이리 와.” 모처럼 눈이 뜨겁다. 내게도 그런 양가감정이 있다. 당신이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누구보다 알았지만, 못내 야속했던 밤들이 많았단 말이다. 문밖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 같다. 이제 창을 열어도 되겠다.
내 생물학적 어머니는 나를 키우며 단 한 번도 철들라는 소리를 한 적이 없다. 그건 내가 어른스러운 놈이었다기보다 천천히 자라줬으면 싶은 아쉽고 애틋한 모성이었다 치더라도, 혹시 내가 모르는 직무유기가 있었던 게 아닌가, 아주 가끔은 이건 반도 안 키운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오리 새끼도 아닌데, 마음을 채우고, 눈에 담기면 그 사람, 엄만 줄 알고 곧장 유아기로 돌아가고 마는데, 그때마다 나는 나를 어떻게 달래고 타일러야 좋을지 몰라 난감하다. 내 안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들이, 세 살 같고 일곱 살 같아 감당이 안 될 때, 나는 내가 참 버겁다. 하물며 당신은 어떨까.
여전히 분리불안을 앓고 있다. 나는 덜 자랐다. 분리불안이 있다는 이야기는, 여자를 사랑해 물고 빨고, 아주 좋아 죽고 못 사는 놈이라는 뜻이 아니고, 어른이 아닌, 미성숙한 구석이 많은, 결국 지독히 이기적인 놈이라는 뜻이다. 애착의 대상과 떨어지지 않음을 주요 전제로 두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재롱도 피우지, 엄마 위한답시고 시도 때도 없이 재롱 피우는 아이가 어디에 있겠나. 같은 이치로 제 놈 상태가 좋아야 좋은 놈이라는 소리다. 물론 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해당 사항 없는 남들은 모른다. 알 수도 없다. 그러니 나는, 가장 친밀한 사람에게는 가장 깡패 같은 새끼라는 거다. 당신 앞에서 온갖 어른인 척은 다 하고 살아도, 예상에 없는 당신의 부재에는 좀체 면역이 생기질 않는다. 참을성도 없다. 모든 비상식을 일삼는, 세 살, 일곱 살. 여지없이 퇴행이다. 나는 아직이다.
“심장이 철렁해요. 하지만 어떻게 힘들 수 있었겠어요. 내게 삶은, 그건 전분데, 그걸 두고 힘들어할 수는 없잖아요. 힘들면 모든 게 끝나는 건데, 나에게 힘들다는 건 그런 거였는데.” “이리 와.” 모처럼 눈이 뜨겁다. 내게도 그런 양가감정이 있다. 당신이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누구보다 알았지만, 못내 야속했던 밤들이 많았단 말이다. 문밖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 같다. 이제 창을 열어도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