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랄 것도 열정이랄 것도 없다. 어쩌면 욱하는 성질마저 사라졌는지 모른다. 철없기 어렵고 미치기 곤란한 나이다. 이따금 그 시절의 우리가 그리워 사무친다. 계속 또라이처럼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눈이 부셔 자주 눈을 감았다. 물빛을 오래 바라보다 현기증이 일어 바로 앞 카페로 들어가 얼음물을 들이켜고 곧장 듣고 싶은 목소리를 찾아 전화를 넣었다. “감기일 뿐인데 어딜 다니기가 좀 그러네. 그저 잘 먹고 푹 자고, 물도 많이 마시고, 생강도 달이고.” 처방전 받아서 약이라도 보내줄까 물었더니, “내일 되면 다 나아.” 내 병은 내가 안다는 촌놈, 고집불통 할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