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잘 자고 일어난 아침, 뜨거운 커피를 두고 마주 앉았다. 오래 묵은 이야기 사이사이 끼어드는 한숨이 얼마나 반갑고 좋았는지 모른다. 나란, 어쩔 수 없는 놈이란 뜻의 그 짧은 한숨. 그래서, 또 어쩔 수 없이 지금 여기라는 뜻이기도 한. 눈물이기도 하고, 웃음이기도 하고, 맞잡은 손이기도 하며, 다정한 노래이기도 한. 아픈 발을 감싸 쥐었을 때, 코끝을 스치던 비릿한 피 냄새. 그때 그 순간,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이 아픈 게 아니라, 그 사실에 그 기분에 무척 아팠다. 어차피 발은 다쳤고 쩔뚝거리는 김에 쉬어가자. 때마침 비도 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