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고 고맙다. 어느 쪽이 많지도 적지도 않다. 어떤 날은 심정이 무너져 죽을 것처럼 그렇다. 그리고 이 말은 언제나 헤프다. 당신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에도 지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터무니없는 바람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렇더라도, 이유에 내가 있지는 않았으면. 돌아오면 지쳐 쓰러지기 바쁜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열정이고 나발이고. 이 나이에 과하면 ‘열정’ 아니라 ‘욕심’ 아닙니까. 니나 내나 아재면 아재답게. 이제 좀 쉬엄쉬엄하면 안 돼요? 서럽게 낙지 덮밥을 먹고, 아 씨발 종일 목소리 한 번 듣지 못했다, 깨닫고 나니 벌써 다섯 시, 그러니까 또다시 헤프게 미안하고 고맙다, 이 말입니다. 미안해요, 진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