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고가 들어가서 길고양이 밥 챙기는 일을 더 할 수 없게 됐다는 너의 이야기에 내가 뱉은 첫마디는 ‘그래, 그만해.’ 언젠가는 유난하게 굴지 말라는 잔소리까지 해댔다. 네가 행여 분쟁에 휘말리는 게 싫었다. 너 알다시피, 나는 내 것만 좋아한다. 내 강아지 내 고양이. 약하고 여린 것들을 돌보는 마음은 인지상정인데, 나는 내 것 말고는 참 잘 안되는 사람이다. 타인에게 피해 준 일 딱히 없다 해도 고작 그게 다지, 박애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나란, 그간 세상이 더 나빠지는 데에 틀림없이 방관했겠고, 알게 모르게 일조해왔을 거다.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주린 배를 채우는 동안 몸을 낮추어 가만히 지켜보는 일, 이따금 눈을 맞추면 적의 없는 미소를 보여주는 일, 여린 목숨 이어주며 어쩌면 네가 더 위로받았을 텐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잠깐 울고 싶은 기분이 됐다. 나란 놈은 일평생 ‘아차’의 기록뿐이겠구나. 그래도 한겨울 내 보닛 위에 앉은 고양이를 쫓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아직 당신처럼 할 자신은 없지만, 먼저 기대오는 것들을 뿌리치는 놈은 아니니까. 내게서 희망을 거두지는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