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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켜고, 차를 우리고, 카메라 배터리를 어디다 뒀나 한참 찾았다. 눈이 올 것 같은 하늘이지만 절대 올 리 없고. 오후부터 추워진다는데, 내일부터 휴가라 잘 됐고. '그 노래' 듣고, '겨울' 듣고,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까지 듣는다. 어쨌거나 나와 이곳은 평화롭다. 내 이런 '무심'은 유죄가 되겠지만 그 추위에 지랄지랄 개지랄을 해야 겨우 기본 정도. 그러니 도대체 무얼 승리했다는 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아이 잃은 엄마가 그랬지. 이게 너무 당연한 거 아니냐고.

베이컨과 채소에 몬트리잭 치즈와 크림소스, 그리고 소시지. 직관적이지만 피곤하게 긴 이름. 아주 오래전 내가 자주 갔던 '명태'라는 술집의 메뉴판도 그랬지. 거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치즈와 햄'이라고 쓰여 있는 메뉴를 시키면 치즈와 햄이 그 어떤 조리도 없이 단 한 방울의 소스도 없이 덜렁 나와. 근데 맛있어. 생각해보면 그게 다 수제였던 거. 가게를 하면 그렇게 해야겠다. 하여튼 그거(베이컨과 채소에 몬트리잭 치즈와 크림소스, 그리고 소시지) 편하고 맛있어. 질리지 않음.

‘이즈음 저녁 7시 반짝거리는 불빛들이 너에게도 작은 감동을 줬으면.’ 이렇게 쓰다 말았지. 아침에 눈 이야기를 즐겁게 하길래, 듣는 둥 마는 둥 했지만 내심 ‘아 좋다, 다행이다.’ 그랬어. 살만하지 않아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정서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상태의 자신을 ‘사치 중’이라고 생각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