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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이런 내게 적절하게, 운동하세요. 땀 좀 흘리세요. 그리고 몇 가지 주문을 더 했다. 넋이 빠진 내게 다시 물었다. 제가 뭘 하라고요? 운동. 또요? 글씨 쓰라고. 또요? 술 마시라고? 그러자 웃는다. 나도 웃었다. 운동 뭐 할 거예요? 수영 갈래요? 주짓수? 헬스? 헬스. 그랬지만 자는 둥 마는 둥 아침을 맞고 도복을 챙겼다. 정신상태에 걸맞게 몸도 너덜너덜해져 돌아왔다. 차를 마시고 꽂힌 노래를 무한 반복했다. 영 잠이 오지 않는다.

나는 열심히 나를 생각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나, 별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 마음이 비겁은 아닌가, 그러나 있는 힘을 다해 참았던 한 시간을 떠올리면 이 새끼를 정말 죽여버리고 싶은 기분이다. 크게 실망했다. 너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버린 게 맞는데 버려진 기분 갖지 말란 것도 참 개소리 같아서, 믿을 수 없는 말로 달래어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누군가의 무거운 사연을 알지 말자. 그거 좀 하지 말자. 감당할 수 없으면서 언제까지고 아껴 데려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얼마나 무책임한가. 끝내 그럴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었으면서.

우습다. 형이나 나나 우리는 참 어쩔 수가 없다. 내가 어떻게 형을 나무랄 수 있겠어. 나는 참 별로지만, 그들이 형에게는 남다를 수 있겠지. 그랬겠지. 언젠가 형수가 술에 취해, 야 너도 정신병자, 너도, 너도, 그런 직업병적 꼬장을 부릴 때, 우리는 정상인답게 아주 너그럽게 그러나 신속히 입을 틀어막았지만, 정신병자까진 아니더라도 둘 다 참 모자라긴 모자라다. 타인의 감정과 사연에 휘둘리고 있다. 그걸 아무리 다른 말로 포장해봐도 확실히 그렇다. 해서, 나라도 정신을 차려야겠기에, 이 결정을 돌이킬 생각 없다. 며칠 불편할 마음은 내 몫이고, 배는 저 먼바다로 힘껏 나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