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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자아분화 말인데, 내가 얻은 결론은 누군가로부터라기보다는 관계의 역할에 세뇌된 내가, 나로부터 떨어져나오는 것이다. 가족이고 친구고 애인이고 동료고 할 것 없이. 모든 관계에서의 ‘나'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다. 내가 아들을 벗지 못한 채 어머니 아버지를 그녀 혹은 그로 바라보기란 아무래도 불가능에 가까운데, 나는 대부분의 관계에서, 관계 속의 나는 나로 두고, 저쪽만 그저 개별의 사람으로 봐주는 데에 애써왔다. 실효가 거의 없었다. 나는 ‘누군가의 나'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 채로라면 틀림없이 나 또한 당신들에게 일말의 기대치가 있지 않았겠나. 내 시선이 과연 당신들을 완전히 놓아줄 수 있었을까.

나는 나고, 너는 너다.
어쩌다가 이 세상에 왔는지 알게 뭡니까.
우리가 얼마나 깊은 인연인가, 거 뭐 어쩌라고요.
뿌리와 역사는 중요하지만, 강요하지도 당하지도 맙시다.
지금 여기에 내가 나로 살지 않는다면 뿌리든 역사든,
다 쓸데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