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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엔 좀 나아지는가 싶어 이마를 짚었는데 열이 없다. 뭐라 중얼거리며 입술이 웃고 있다. 살만해지니 꿈속도 즐거운 모양이지. 하여튼 우리가 함께 일하는 동안은 아프지 말아요. 내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거든요. 내가 형 마누라도 아닌데 이렇게 마음 불편하게 해야 합니까. 잠들어 순한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다가 거 참 잘 생겼네, 형 되게 멋있게 나이 들어가네, 생각했다. 거실로 나와 남은 책을 마저 읽었다. 두 시가 조금 지나 책을 덮었다. 전과는 전혀 다르게 읽히는 걸 깨닫고 나는 또 좀 달라진 것인가, 생각했다. 일전에 왜 요샌 운동하고 돌아서면 금방 몸이 식을까요? 하고 물었더니,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몸에서 열이 빠져나가니까. 그런가, 정말 그렇대도 그게 몸뿐이면 어떻게든 껴입으면 그만인데, 마음까지면 어떡하나. 문장 한 줄 다르게 읽히는 것도 이게 다 마음에 열이 빠져 그런 거면 어떡하나. 자리에서 일어나 눈에 보이는 대로 좋아했던 책들을 따로 모아 쌓았다. 아마도 거의 모두가 다르게 읽힐 것이다. 그저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이면 좋으련만. 어딘가 닫혔거나 그것이 식거나 말라버린, ‘문제’ 라 생각할만한 이유는 아니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