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시작한 게 다섯 살. 일곱 살, 아버지가 물에 빠뜨리고 머리를 눌렀을 때에도 이러다 죽지 싶은 생각은 안 했다. 보글보글 숨을 뱉으며 평온하게 참았다. 내게 물은 언제나 익숙하고 좋았다. 부드럽고 편했다. 그러던 것을. 패닉은 물속에서 찾아 왔다. 호흡이 꼬인 것도 아니고 충분히 여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돌연한 압박감에 죽을 것 같다. 졸지에 사지가 뻣뻣하다. 3미터가량 남겨 놓고 다급하게 코스 로프를 잡았다. 이미 완주한 새끼는 저쯤에서 어리둥절 나를 보는데, 다시 들어가 곁으로 갈 엄두가 안 났다. 이런 거구나. 이런 식으로 느닷없구나. 물 밖으로 나와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사실 아까부터 답지 않게 스트록이 엉망이라 오늘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고. 적절하게 피닉스에서는 김연우의 이별택시가 흘러나오고.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이발. 와, 나 진짜 어디로 가야 하냐. 돌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