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09 본가에서. 준이가 아기 때 만든 프라모델. 어머니는 청소를 마치면 커튼과 침구에 동생 향수를 살짝 뿌려둔다고. 방주인은 타지에 있어도 썰렁하지 않았어. May, 2009 어린이날. 개 같은 오월이라고 힘껏 욕을 했던가. 이후로 술 퍼먹고 필름이 끊겼던가. April, 2009 날개. 굉장히 아쉽고, 아쉬운 사진. 새우깡이 부족했니. 나한테 왜 그랬니. May, 2009 담양에서. 한정식집 마당에는 장독대가 가득했고. 오후 빛은 정말 예뻤고. 물론 식사도 좋았고. 식후 논 가에서 빨던 담배 맛은 기가 막혔고. 아. December, 2009 저물다. 초겨울 저녁. 불안하고 불편한 날들이 이어졌고, 이 사진 담던 날, 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사흘 후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새끼야, 잘 있냐. March, 2009 새로 돋아나다. 2470으로 찍은 사진들은 맑아서 결과물은 만족하는데, 이상하게 자주 들어지지 않는 렌즈. December, 2009 비 갠 뒤 놀이터. 담배 피우러 내려가는 김에 카메라 들고. 젖은 땅이 좋다. October, 2009 부산에서. 몹시 좋지 않았던 날이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서글플 수도 있구나. 기분은 털어내되, 잊지 않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