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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어가 떠난 어항을 한동안 방치하다가
이러다 흉물이 되겠다 싶어 다잡고 천천히 리셋.
내 정신 건강을 위해 원래 있던 시밀리스와
새로 들일 음부나와 폴라블루로 세 개의 어항 세팅.
‘덜 먹여도 더 먹여도 걱정’ 으로부터 해방.
아름이 사룟값을 능가하는 먹성. 그리고 깨달음.
결국 내게는 세팅의 재미나 물멍의 평온함보다
밥 주는 즐거움이 가장 컸다는 사실.

금어는 지금 상황에선 병행 불가.
욕실을 리모델링해 물방으로 만들든, 정원에 연못을 파든
차고 넘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때나.
십년을 산다는 말이 거짓말이 되지 않으려면,
최적의 환경에서 최소의 개량종으로 가야 가능하지 않을까.
죽이면 또 사고 죽이면 또 사는, 이 짓은 할 수 없다.

와중에 크라운 로치를 들여 잠깐 데리고 있다가 분양.
이름처럼 또라이들. 너무 귀엽지만 체급이 밀려 급히 보냈다.
모두 건강하고 잔 탈 없이 잘 먹고 잘 놀고
금어항에서 변경한 거라 여과력도 오버.
해 줄 건 환수밖에 없는 꿀 같은 지금.
내게 삶의 평화란 이토록 중요하다.
시밀리스는 석 자로 이동하자마자 산란 준비를 했는지.
이틀 전 새끼들이 꼬물꼬물 보이고. 이뻐.
니들은 진짜 최고다.
알아 잘 키워 올리겠지만,
이번엔 브라인을 조금 끓이기로.

먼 길 돌아 결국
내가 지겨워야만 그만둘 수 있다는
시클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