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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22
어떤 밤, 깨달음. 비교적 잘 자는 요즘, 작정하고 일어나 깬다. 이런 건 나쁘지 않다. 풀리지 않으면 끊기로 마음먹는다. 끊는 일이 회피나 도망인가에 대해서도 오래 생각했다. 결국 비로소 내가 사는 일, 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살아 있어도 죽은 사람이 있어. 너는, 죽은 사람을 향해 고개 돌리지 말라 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을 보며 걸으라 했다. 그 밤 그 말을 잊지 않는다. 눈물이 조금 났고 이를 악문다. 이제 내가 잘할게. 잘해 볼게. 바로, 제대로 일어설게. 이 터널도 끝이 멀지 않았다. 충분히 아팠다.
May, 2022
오월 봄볕 아래 바람 부는 저녁에, 하찮은 나와 철없이 맑은 너. 무수한 질문들 앞에 내 오랜 대답이 주저되어도, 안다. 다 괜찮다. 어차피 우리는 부서져 흩어지기로 하지 않았나. 볕 속에 닻을 내리고 바람에 짐을 푼다. 아직 여전한 나의 꿈은 너와 함께 나태하게 사는 것. 아까울 게 없다. 5월 17일, 좋은 날에 감사.
April, 2022
다 셀 수 없는 밤들을 지나 끝나지 않는 먼 길을 지나
April, 2022
여행을 다녀온 사이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선생이 외부여과기 청소를 했다. “형 돌아오시면 피곤할 텐데 쾌적하시라고요.” “거 하고 나면 너는 상당히 안 쾌적해질 텐데? 휴가를 왜 그딴 데 써 인마. 날씨 좋다, 나가 놀아.” 그러나 기어이 해보겠다기에 하다 제정신 들면 당장 말아라. 시클리드 나약하지 않으니 물 좀 어수선해져도 잘 견딘다. 당부했지만 이 새끼는 기어이 그걸 다 했다. 3자광 하이, 3자광, 2자광 수조의 여과기는 메인만 해도 무려 다섯 대. 거기에 보조여과기 한 대씩 끼고 있어 도합 열 대에 여과재만 못해도 40리터다. 입출수관 한 쌍씩 다섯 쌍. 물 보충 내지 환수는 덤이고. 이건 뭐 미친놈이 아닐 수 없다. 나라면 먹지 못할, 아니 안 먹을 마음. 나는 이제 네놈의 구피에게 뭔가 보답..
April, 2022
몰려드는 갤러리들 덕분에 하단 이중망 설치. 세 번째 사진 가운데 바나나 엄마. 열심히 먹이는 중. 새끼들 남은 난황은 절반쯤 소진했고. 다음 주부터는 생브 급이 예정. 아직 남은 난황 탓에 바닥부터 에어를 세게 올려야 해서 큰 에어 스톤을 쓰느라 어쩔 수 없이 에어 호스를 물에 넣었다만. 에어 호스는 절대 물에 넣지 않고 큐방은 최소화한다는 원칙. 수일 내 미친 슬러지가 생기고 점차 경화되는 상태로 인해 스트레스 심하게 받은 후 내린 결단. 덕분에 히터는 전부 외부용으로 교체했고 에어는 네오 커브드 사용으로 호스를 수조 외부로 뺐다. 큐방은 트윈스타 살균기에 하나, 에하임 유막 제거기에 셋인데, 이것들은 어차피 작은 크기에 자주 청소해야 하는 것들이라 슬러지가 끼고 말고 할 새도 없다. 현재는 큐브에도..
April, 2022
봄, 오후
April, 2022
정면 보는 이쁜이가 알을 물었다. 사이즈도 크지 않은 녀석이 점점 말라가서 노심초사. 급히 큐브를 주문하고 도착하자마자 새끼를 털었는데, 조금 일렀을까. 난황 소비가 덜 된 채로 튀어나옴. 소소하게 네 마리. 처음 털어봤는데 이거 즐겁네. 만날 주사하고 수술하느라 착잡한 심정으로 만지다가 아기들 꺼내느라 만지작거리니까 기쁨이 넘치네. 수고하신 엄마는 일단 좀 쉬시고 저녁 맛나게 드십니다. 지금부터는 집사가 잘 키워드립니다.
March, 2022
아름이는 하루 2킬로 산책을 기본으로 하고 컨디션 괜찮은 날엔 그걸 두 번, 4킬로를 걷는다. 2킬로 산책 시 시간은 25분에서 35분으로 잡는다. 중간에 꼬리가 떨어지거나 발이 스치는 소리가 잦아지면 안고 걷거나 휴식을 취한다. 요즘엔 안고 걸어도 난동을 부리지 않아 얼마나 고마운지. 한동안 사료 투정이 심했다.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해서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만 최근엔 이래도 되나 싶게 먹성이 좋아졌다. 세상 맛없는 사료를 매끼 꿀맛으로 먹고 더 달라고 밥그릇을 엎어버리기도 하고. 재검까지는 한참 남았지만 여행을 앞두고 있어 혈검을 예약했다. 신장 관련 수치는 좀 더 좋아졌을 것으로 예상하나, 처방 사료는 지방 함량이 높다 보니 나는 췌장 상태가 궁금하다. 또 사상충 약 투약을 시작할지 말지, 외부 구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