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017
"어쨌거나 축하합니다." 앳된 얼굴의 외국인 청년이 엄마를 보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축하라고? 과연 내가 태어나는 것이 나와, 세계를 위해 축하할 만한 일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계속 자랐다. 그로부터 2년 후 IMF 금융위기가 터지고, 또 조금 더 지나 도심 한복판의 빌딩 위로 비행기가 날아가 박히고, 이라크전쟁이 발발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습하고, 또 누군가가 누군가를 공습하고, 테러하고, 학살하다가, 온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는 경제위기 속에서, 몇년 후 그때의 나보다 겨우 조금 더 나이를 먹었을 뿐인 아이들이 바닷속에 수장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축하합니다." 또다른 청년이 자국어 억양이 섞인 인사를 건넸다. 낯선 발음의 인사에 엄마가 가까스로 미소를 지었다. 비겁한 주..